“30년 장사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입니다”… 사장님도 손님도 한숨 쉬는 ‘진짜’ 이유

“30년 장사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입니다”… 사장님도 손님도 한숨 쉬는 ‘진짜’ 이유

##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계란 가격에 업주들도 손님도 한숨 공정위 조사, 폭등 배경 추적 나서 ...

“30년 장사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입니다”… 사장님도 손님도 한숨 쉬는 ‘진짜’ 이유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계란 가격에 업주들도 손님도 한숨 공정위 조사, 폭등 배경 추적 나서

계란

사진 = 연합뉴스

한식당 주인 박 모 씨는 최근 들어 날마다 원가 계산을 하느라 머리가 아프다.

사이드 메뉴로 내놓는 계란말이 가격을 올릴지, 아니면 계란 한 알을 줄일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장사만 30년을 했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고 했다.

지난달 계란 한 판(30개)의 평균 소비자 가격이 특란 기준 7026원으로 4년 만에 7000원을 넘었다. 계란 한 알당 산지 가격은 지난 3월 146원에서 최근 190원으로 30% 가까이 올랐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계란 하나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다”며 아예 메뉴를 빼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계란 가격 급등의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대한산란계협회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협회가 회원사들에 고시 가격을 강요하며 시장 가격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공정위, ‘계란 담합’ 정조준…협회 현장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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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6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대한산란계협회를 대상으로 본격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대상지는 충북 오송 본부와 경기·충남 지회 등 총 3곳이다.

공정위는 협회가 고시한 가격을 회원사들이 반드시 따르도록 유도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만약 협회가 자율 경쟁을 막고 가격을 공동으로 정한 것이 드러날 경우, 이는 명백한 담합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해당 협회는 2022년에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산란계와 관련된 업계의 발전과 회원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계란 산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협회가 과연 시장의 질서를 유지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불공정한 시장 지배 행위가 있었는지 철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문제 아냐… 질병·규제·공급난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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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계란 가격 급등은 단순히 계절적 요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6월 농업관측 보고서를 통해 “산란계 고령화와 전염병, 생산성 저하가 맞물리며 산지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충청권에서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은 공급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전염성 기관지염 등 질병으로 인해 지난 3월 말부터 계란 생산량이 4~6%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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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여기에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축산법 시행령 개정도 또 다른 변수다.

개정안에 따라 산란계 한 마리당 사육 면적 기준이 0.05㎡에서 0.075㎡로 확대되면서 생산 가능 마릿수가 줄어들고, 이는 곧 공급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업계는 “계란 가격은 당분간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비자, 양쪽 모두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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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현장의 체감은 훨씬 더 절박하다. 김밥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윤 모 씨는 “작은 가게라 계란을 대량으로 쌓아둘 수도 없고, 앞으로 더 오를 걸 알면서도 사재기도 못 한다”고 말했다.

대한제과협회 최지웅 사무총장은 “계란은 제과류 어디에나 들어간다”며 “계란뿐 아니라 초콜릿, 커피, 버터 값까지 오르면서 아예 제조를 포기하고 완제품을 받아다 파는 업주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에그플레이션(계란+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한식당 사장 박 모 씨는 “가격을 올리자니 손님이 떨어질까 걱정되고, 줄이자니 메뉴의 크기나 품질이 낮아질까 두렵다”며 딜레마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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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한편 정부는 계란을 포함한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계란 생산성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일평균 생산량이 전년 대비 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의 자영업자들은 “그 효과가 체감되기엔 아직 멀었다”고 입을 모은다. 계란 가격의 상승은 단순한 수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외식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한수

자동차 경제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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