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만 바라보더니 “더 이상 못 참겠네”… 미국에서 날아온 ’20톤’ 구원 요청
## 중국 의존도에 흔들리던 미국, 한국산으로 갈아타나 20톤 첫 수출… 방산 핵심소재 안티모니, 美로 간다 ...
중국만 바라보더니 “더 이상 못 참겠네”… 미국에서 날아온 ’20톤’ 구원 요청
중국 의존도에 흔들리던 미국, 한국산으로 갈아타나
20톤 첫 수출… 방산 핵심소재 안티모니, 美로 간다

사진 = 뉴스1
미국이 중국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 기업의 손을 잡았다.
전 세계 전략광물 시장을 뒤흔든 안티모니 공급난 속, 고려아연이 국내 유일 생산업체로서 처음으로 미국 수출에 성공했다.
이번 수출은 단순한 거래를 넘어 ‘전략광물 탈중국’이라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새로운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안티모니 20톤, 美 방산 기업에 직행

사진 = 뉴스1
고려아연이 생산한 안티모니 20톤이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으로 향하는 화물선에 실렸다. 현지에 도착하면 미국 주요 방산업체 등 10여 개 기업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 거래는 단기 계약 형태로 이뤄졌으며, 고려아연은 이를 발판 삼아 장기 계약을 추진 중이다. 올해만 100톤, 내년에는 월 20톤씩 연 240톤까지 공급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2014년 안티모니 사업에 진출해 99.95% 고순도의 안티모니를 생산해왔다.
국내 유일의 안티모니 생산업체로, 전체 생산량 중 30%를 해외에 수출해왔다. 지난해 3,500톤을 생산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분기 최대인 971톤을 판매해 매출 596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 한국은 전략광물 공급망에서 주요 허브로 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中 수출 통제… 전략광물 시장에 드리운 그림자

사진 = 연합뉴스
전략광물 중 하나인 안티모니는 총알, 미사일 경보시스템, 특수 납축전지, 반도체, 항공우주 합금 등 군수 및 첨단산업에 널리 사용된다. 특히 미국 F-35 전투기의 적외선 부품에도 활용된다.
그런데 문제는 공급의 60%를 차지하던 중국이 지난해 9월부터 안티모니 수출 통제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은 폭등했다. 로테르담 기준, 톤당 가격은 4만 달러에 육박하며 1년 새 250% 이상 올랐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환경 규제와 생산 비용 증가로 중국 내 공급이 줄고 있으며, 반면 수요는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여파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안티모니 수입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산업 전반에 위협이 되고 있었다.
전략광물의 ‘구원투수’, 고려아연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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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은 단순한 비철금속 제련 기업이 아니다. 아연과 납, 구리뿐 아니라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같은 희소금속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특히 희소금속은 대부분 특정 국가에만 매장되어 있어 공급 불안이 잦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이 국내 산업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의 통제 이후에도 국내 수요는 충분히 감당해왔다”며 “글로벌 공급 부족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인듐의 경우 글로벌 수요의 11%를 고려아연이 맡고 있으며, 비스무트, 텔루륨 등도 연간 수백 톤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탈중국 공급망, 한국이 새 거점 될까

사진 = 연합뉴스
미국은 아직 안티모니의 6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통제로 공급망 재편이 시급해지자, 동맹국인 한국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번 고려아연의 첫 대미 수출은 단순한 상업적 거래를 넘어선다. 탈중국 전략광물 공급망이라는 미국의 정책 기조에 부응한 실질적 협력의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자원 무기화를 강화하는 지금,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 기업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