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라더니 “한국만 뚝뚝 떨어지고 있었네”… 전 세계 급성장하는데 혼자서만 ‘거꾸로’

글로벌 위기라더니 “한국만 뚝뚝 떨어지고 있었네”… 전 세계 급성장하는데 혼자서만 ‘거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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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기라더니 “한국만 뚝뚝 떨어지고 있었네”… 전 세계 급성장하는데 혼자서만 ‘거꾸로’

글로벌은 성장 질주, 한국만 역행

한국 전기차 생산과 내수 점유율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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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중국과 유럽, 북미를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한국만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는 생산 차질과 점유율 하락이라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

생산 공장이 잇따라 멈추고, 내수 시장 점유율은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 전기차 산업의 발목을 잡은 요인은 무엇일까.

글로벌은 질주, 한국은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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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1~4월 전 세계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가 580만8천 대로 전년 대비 34.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와는 달리, 실제로는 뚜렷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전기차 판매량이 43.9% 증가한 361만5천 대를 기록해 전체 시장의 62.2%를 차지했다. 유럽과 북미도 각각 26.2%, 4.0% 증가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현대차그룹의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11.0% 늘었지만, 글로벌 순위는 지난해 6위에서 7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게다가 전기차 공장 생산 중단까지 이어지자, 업계 관계자는 “판매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물량 확보에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공장 가동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 폭탄에 수출마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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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국내 전기차 생산 감소에는 미국발 관세라는 악재도 한몫했다. 지난 4월 미국이 수입차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5월 대미 수출 물량은 전년보다 무려 21.5%나 줄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관세 부담을 피하려는 전략으로 재고 소진에 집중하면서 국내 생산까지 함께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현대차·기아의 국내 생산량은 29만1천649대로, 작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다.

생산 차질이 이어지자 현대차 울산공장의 전기차 전용라인은 올해만 네 번째 일시 휴업에 들어갔으며, 노동조합 측은 “새로운 신차 투입 없이는 물량 확보가 불가능하다”며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반전 꾀하는 중견 3사… 과연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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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시장의 내수 점유율에서도 어두운 그림자는 짙어지고 있다.

르노코리아·KG모빌리티·한국GM 등 중견 3사의 점유율은 올해 1~5월 8.77%까지 떨어졌고, 수입차 브랜드는 11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중견 3사를 앞질렀다.

특히 한국GM의 상황은 심각하다. 올해 상반기 신차 계획이 전무한 가운데, 주력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의 판매량이 각각 28.7%, 38.7%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은 아직 뚜렷한 내수 대응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며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경우, 장기적으로는 공장 운영이나 고용 유지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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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GM은 최근 전국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유휴 자산의 매각 계획까지 밝히며, 시장 일각에서는 “국내 철수 수순 아니냐”는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반면 르노코리아와 KGM은 신차 전략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에 이어 전기 SUV ‘세닉’, 쿠페형 SUV ‘오로라2’를 연이어 투입하며 내수 시장을 공략 중이다.

KGM은 2030년까지 7종의 신차를 출시하고, 하이브리드 SUV 라인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혼자만의 역행’ 계속될까

자동차

사진 = 연합뉴스

한국 전기차 산업의 부진은 단기적 수치에 그치지 않는다. 생산과 수출, 내수 점유율 감소는 부품사와 고용, 나아가 전체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생산 기반이 흔들리면 산업 전반의 체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 간의 유기적 협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한국 전기차 산업에 필요한 건 속도 조절이 아니라 방향 전환이다.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한수

자동차 경제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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